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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엘리멘탈 (Elemental, 2023)작품 정보,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

by notes15234 2025. 10. 16.

작품정보

제목: 엘리멘탈 (Elemental)
감독: 피터 손 (Peter Sohn)
각본: 존 홉킨스, 피터 손
제작: 월트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배급: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개봉일: 2023년 6월 16일 (미국) / 2023년 6월 14일 (대한민국)
장르: 애니메이션, 로맨스, 판타지
러닝타임: 101분
음악: 토마스 뉴먼

줄거리

불, 물, 공기, 흙의 네 원소들이 공존하는 도시 ‘엘리멘트 시티’. 이곳에서 불의 원소인 ‘앰버 루민’은 부모님이 이민 와 세운 ‘파이어타운’의 가게를 이어받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불은 다른 원소들과 어울리기 어려워 언제나 외딴 존재로 살아간다.

어느 날, 가게의 배수관이 터지면서 물의 원소 ‘웨이드 리플’이 우연히 흘러들어온다. 감정이 풍부하고 눈물이 많은 웨이드는 앰버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 그는 시청 공무원으로서 원칙에 충실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두 사람은 물과 불이라는 상극의 관계로 인해 처음엔 충돌하지만, 점점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며 가까워진다.

앰버는 웨이드를 통해 자신이 가게에 얽매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모님이 바랐던 길이 아닌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다. 그러나 물과 불은 절대 함께할 수 없는 존재.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닿을 수 없다는 현실 앞에서 갈등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세상의 편견과 물리적 한계를 넘어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등장인물

앰버 루민(Ember Lumen) – 불의 원소. 뜨겁고 열정적이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가족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고민한다.

웨이드 리플(Wade Ripple) – 물의 원소. 감정적이고 눈물이 많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다.

버니 루민(Bernie Lumen) – 앰버의 아버지로,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파이어플레이스’ 가게를 운영한다.

신더 루민(Cinder Lumen) – 앰버의 어머니로, 전통과 가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게일(Gale) – 공기의 원소로, 웨이드의 상사이자 자유분방한 성격의 인물.

감상평

이 영화를 처음 봤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밤 9시 자막 상영으로 시작해, 바로 다음 회차 한국어 더빙판을 보고, 매점에서 점심 겸 갈릭 팝콘과 핫도그, 콜라를 사서 다시 자막판으로 세 번째 관람을 했다. 픽사 영화 중 이렇게 단기간에 세 번이나 본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색감이 아름답고, 장면 하나하나가 시선을 붙잡았다.

더빙판을 볼 때는 관객이 거의 없었는데, 대신 어린이들이 영화관에서 떠드는 소리가 제법 컸다. 처음엔 집중이 잘 안 돼서 조금 힘들었지만, 초반 이후엔 다들 조용히 감상헀다. 아이들이 영화에 몰입하는 모습이 신기했고, 나도 어느새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봤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픽사식 감동 서사 속에 ‘한국 드라마적인 감성’이 녹아 있다. 감독 피터 손이 한국계 미국인이라 그런지, 정서적으로 굉장히 익숙하다. ‘자영업을 하는 집의 딸’, ‘강한 어머니와 고집 센 아버지’, ‘가업을 이어야 하는 부담’, ‘부잣집 출신의 자유로운 남자 주인공’, 그리고 ‘부모의 반대’까지 — 이건 거의 한국 드라마의 문법이다. 하지만 그걸 픽사의 상상력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앰버의 성격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모님의 꿈을 대신 짊어진 딸”의 모습이다. 불의 원소답게 열정적이고 강하지만, 내면에는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웨이드는 그런 앰버를 녹여내는 존재다. 물과 불이 만나면 서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지만, 이 영화는 그 ‘파괴’ 대신 ‘이해’를 택한다.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흡수하고, 닿을 수 없는 경계를 넘어서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름답다.

무엇보다 픽사가 보여주는 색감과 공간 연출이 정말 환상적이다. 불의 불빛, 물의 투명함, 공기의 흐름, 흙의 질감까지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인다. 화면 하나만으로도 감정이 전해진다. 엘리멘트 시티의 네온사인과 강가의 반사광, 그리고 마지막 장면의 불꽃 터지는 하늘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결국 《엘리멘탈》은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이자, 정체성을 찾는 성장 서사다. 타인에게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존재가 사실은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 감동적이다. 앰버와 웨이드의 사랑은 물리적인 불가능을 넘어서 “다름을 이해하는 용기”를 상징한다.

극장을 나올 때, 콜라 잔에 남은 얼음이 달그락거리던 소리마저 영화의 여운처럼 느껴졌다. 불과 물이 만나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서로를 완성할 수도 있다는 걸, 이 작품이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