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It,2017) 작품 정보,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

작품정보

제목: 그것 (It)
감독: 앤디 무시에티 (Andy Muschietti)
원작: 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1986)
각본: 체이스 파머, 캐리 후쿠나가, 게리 도버먼
출연: 제이든 마텔, 소피아 릴리스, 빌 스카스가드, 핀 울프하드 외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개봉일: 2017년 9월 8일 (미국)
상영시간: 135분
국가: 미국
후속작: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2019)

줄거리

1988년, 미국 메인주의 작은 마을 데리.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소년 ‘조지’가 형 ‘빌’이 만들어준 종이배를 들고 나가다 하수구 안의 광대 ‘페니와이즈’를 만나게 된다. 페니와이즈는 친근한 말투로 그를 유혹한 뒤 순식간에 공격해 끌고 간다. 이후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계속 실종되기 시작한다.

1년 뒤, 조지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빌은 친구들과 함께 조지의 행방을 찾기로 결심한다. 이들은 모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로, 자신들을 ‘루저 클럽(Loser’s Club)’ 이라 부른다. 그러나 조사를 진행하던 중,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공포를 먹는 존재’ 페니와이즈였다.

페니와이즈는 각자의 두려움을 이용해 아이들을 괴롭히고, 환각과 공포로 정신을 잠식시킨다. 루저 클럽은 서로를 믿고 힘을 모아 페니와이즈의 은신처인 하수구로 향한다. 싸움 끝에 아이들은 공포에 맞서며 마침내 괴물을 몰아내지만, 완전히 사라졌다는 확신은 없다. 그들은 “만약 그것이 다시 나타난다면, 반드시 다시 모이자”고 약속한다.

등장인물

빌(제이든 마텔): 실종된 동생 조지를 잊지 못한 소년. 루저 클럽의 리더.

베벌리(소피아 릴리스): 강인하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소녀. 용기와 따뜻함을 겸비했다.

리치(핀 울프하드): 농담을 좋아하는 분위기 메이커.

에디(잭 딜런 그레이저): 병약하지만 친구를 위해 용감해지는 인물.

마이크(초즌 제이컵스): 가축을 돌보는 흑인 소년으로, 외로움 속에서 친구를 얻는다.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 하수구에 숨어 인간의 공포를 먹는 광대 형상의 괴물.

감상평

주인공의 동생이 죽는 장면부터 너무 괴로웠다. 작은 아이가 종이배를 따라가다 끔찍한 일을 당하는 그 장면은 잔인함보다도 무력감이 더 크게 남는다. “페니와이즈, 나쁜 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루저 클럽의 아이들도 하나같이 상처투성이여서, 그들이 괴물보다도 세상 속에서 더 괴롭힘을 받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

나에게 가장 무서운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코 이 작품과 그 후속작이다. 공포 영화는 꽤 본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 영화의 ‘광대’만큼은 도저히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컨저링》의 에나벨 인형도 섬뜩했지만, 페니와이즈는 다른 차원의 공포다. 그의 웃음은 웃음이 아니고, 대사 하나하나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특히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나타나는 그 특유의 리듬감 있는 움직임은 볼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공포를 먹는 괴물이라는 설정답게, 그는 주인공들의 내면을 건드린다. 하지만 문제는 스크린 속의 인물들보다도 내가 더 피해를 본다는 것. 영화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 그의 얼굴이 남아 있고, 빨간 풍선조차 한동안 제대로 보지 못했다. 실제로 집 근처 축제에서 풍선을 봤는데 괜히 움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단순한 공포 영화로만 남지 않는 이유는 ‘루저 클럽’의 우정과 성장 덕분이다. 그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함께 싸운다. 괴물보다 더 무서운 건 어쩌면 세상 그 자체라는 걸 보여준다. 공포 속에서도 손을 잡고 맞서는 아이들의 모습은 결국 희망에 가깝다.

《그것》은 스티븐 킹식 공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단순한 놀라움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깊은 두려움 — ‘상실’, ‘소외’, ‘외로움’을 자극한다. 루저 클럽의 용기가 그토록 빛났던 이유도, 그들이 공포를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믿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느낀다. 진짜 괴물은 하수구에 사는 광대가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는 세상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