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작품 정보,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

작품정보

제목: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감독: 팀 버튼 (Tim Burton)
각본: 캐럴라인 톰슨
제작: 팀 버튼, 데니스 디 노비
주연: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앨런 아킨
개봉일: 1990년 12월 14일 (미국)
장르: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배급: 20세기 폭스

줄거리

고딕풍의 거대한 성에 혼자 살고 있는 인조인간 ‘에드워드’는 완성 직전 그의 창조자가 죽는 바람에 손이 미완성된 채 가위가 되어버린 존재다. 어느 날, 마을의 화장품 외판원 ‘펙’이 그를 발견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색색의 파스텔톤 주택들이 줄지어 선 조용한 교외 마을은 처음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그를 반기지만, 이내 낯설고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기 시작한다.

에드워드는 손에 달린 가위로 정원수를 아름답게 다듬고, 머리를 자르고, 예술적인 재능을 보이며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게 된 펙의 딸 ‘킴’의 남자친구 짐의 질투와 거짓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사람들은 그를 점점 괴물로 몰아간다. 결국 에드워드는 마을을 떠나 자신이 태어난 성으로 돌아가고, 눈 내리는 계절이 오면 킴은 그가 얼음을 깎던 날들을 회상하며 그를 그리워한다.

등장인물

에드워드(조니 뎁): 손이 가위로 되어 있는 인조인간. 순수하고 감정이 풍부한 존재.

킴(위노나 라이더): 펙의 딸. 처음엔 에드워드를 두려워하지만 점차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펙(다이앤 위스트): 다정한 화장품 외판원으로, 에드워드를 가족처럼 받아들인다.

짐(앤서니 마이클 홀): 킴의 남자친구로, 에드워드를 시기하고 악의적으로 몰아세운다.

감상평

당연히 팀 버튼의 전형적인 다크 판타지일 줄 알았다. 제목부터 ‘가위손’이고, 주인공은 창백한 얼굴에 다크서클이 짙은 인물이라 당연히 차갑고 어둡고 철학적인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하다. 파스텔톤 마을과 독특한 캐릭터들의 조합은 팀 버튼의 유니크한 세계관 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밝고 동화적이다.

하지만 그 밝음 속에 깔린 현실은 꽤 잔혹했다. 주민들은 처음엔 에드워드를 신기해하며 가까이하지만, 작은 소문과 오해 하나로 그를 완전히 내쳐버린다. 짐은 영화를 보는 나에게 있어 특히 분노를 느끼게 했다. 별것 아닌 일을 부풀리고, 모두를 선동하고, 결국 에드워드를 괴물로 몰아넣는다. 어린 시절이라면 단순히 나쁜 사람이라고만 느꼈겠지만, 지금 보면 그 안에는 인간 사회의 이중성이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에드워드에게 과몰입해서 그런지, 정말 슬펐다.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남을 도왔던 그가 결국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고립되어 버린다는 점이 가슴을 쳤다. 울 뻔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 눈이 내리는 가운데 킴이 “그는 아직도 그곳에 있어요”라고 말하던 장면은 마치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 영화는 ‘작은 사회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모두가 서로를 알고, 모두가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이야기하는 그 마을에서 에드워드는 끝내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닫힌 세계 덕분에 에드워드는 자신만의 공간을 지킬 수도 있었다. 그 누구도 감히 그의 성에 다가가지 않으니까. 사람들의 집단의식이 만들어낸 경계 안에서 그는 오히려 자유로웠을지도 모른다.

에드워드가 얼음을 자르고, 그 조각들이 하늘로 흩어질 때, 킴이 그 아래에서 춤을 추던 장면은 영화 전체의 상징 같다. 어쩌면 그는 세상에 어울리지 못했지만,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만든 존재였다. 팀 버튼 특유의 기괴함 속에 숨은 따뜻한 동화,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못한 순수함에 대한 이야기. 《가위손》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답고 슬픈 로맨스였다.